한 커플을 끝장 냈던 경험

534387No.205642019.07.22 22:18

되게 친한 형님이 있었어요.
실연의 아픔을 딛고 새 연인을 만난 형님이었죠.
새 형수님을 소개시켜 준다길래 좋다구나 하고 갔죠.
술자리를 얼큰하게 가지고 형님과 택시를 잡았어요.

어휴, 형님! 너무 펀해지신거 아니예요?
여친님 바래다 주셔야죠!

저와 방향이 같아서 새 여친보다 먼저 택시를 탄
형님에게 한마디 했어요.
형님은 가만히 생각을 하더니 택시를 세우더라구요.

미안하다. 먼저 들어가라.

예, 형님. 형수님 섭섭하시겠다. 얼른 잡으러 가세요!

저는 나름 뿌듯했어요.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커플의 틈을 내가 메워줬구나.
형수님 삐지기 전에 얼른 가세요 형님...
그러고 있었는데 담날 형님이
어제 걔랑 헤어졌다
이러는거예요!

가만 되짚어 보니 형님은
사랑하는 사람을 배웅헤주지 않을 사람이 아니었어요.
내가 괜한 소릴 한 것은 아닐까.
이전 형수님을 잊으려고 급하게 만난 여친 이었을까..
술먹고 나니 문득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그 여자분께
미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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