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현타

878650No.385442022.01.25 20:03

여지껏 살아오면서 아버지가 만들어논 역경 속에서도 열심히 성실하게, 남들 한테 민폐 안끼치고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버티고 버텼는데 아버지가 또 일을 저질렀다.

아버지는 진짜 부지런하고 항상 사업 생각만 하는 엄청난 워커 홀릭이다. 뭐 가정을 제대로 돌볼줄도 모르고 생활비도 한푼 쥐어준 적도 없이 뜬구름만 잡지만.

이번에 아버지가 또 일을 벌려 인생의 현타가 왔다.

지난 날 20년 넘게 가족들 생계도 내팽겨치고 사업한다고 하던 양반이 깜방에 들어가 버렸고 나역시 명의가 엮여있어서 골치가 아프다.

그동안 아버지가 추진하던 것들 자료를 봤는데 화가났다.
엄청나게 방대하고 꼼꼼한 자료들.
밤낮안가리고 부지런히 사업한다고 가족 내팽겨치던 양반이 거꾸로 아무것도 안한것만도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난 지금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고있다.

뼈빠지게 열심히 한 내 과거와 아버지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안한것만도 못한 움직임, 아버지를 보고 느낀다.

나도 언젠간 다시 일어날거 안다.

하지만 지금은 현타가 쎄게왔고

아무것도 안하는 것에 대한 매일 매일 작은 깨달음도 느끼는 중이다.

아무것도 안한다 해도 삶은 이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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