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하루하루 죽음의 공포가 나를 쫓아오지만 나는 전혀 두렵지 않다. 곧있으면 여동생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부모님께선 너의 이름을 나에게 지으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네 이름을 짓지 않을 것이다. 네 이름이 불리는 순간 부모님은 나를 떠 올릴 것이고 너 역시 이제는 없는 나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완치의 희망을 놓지 않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함을 안다. 매일 아침 고통에 두세번씩 기절하지만 그래도 버틸만 하다. 나의 고통보다 나를 보며 오열하시는 부모님을 보는게 더 아프다.
괜찮다며 포기하지 말라고 두 손 꼭 마주 잡으며 매일같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신께 기도하는 부모님께 그저 죄스럽다.
신이시여 부디 있다면 나의 병이 완치 될 수 있도록, 그리하여 부모님이 더이상 걱정하지 않도록 해주소서. 그러나 만약 그럴 수 없다면 부디 앞으로 태어날 여동생이 나와 같은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해주소서.
같지만 다른 기도를 매일 수십번, 머릿속으론 수백번도 더 읊조린다.
그 소원이 이뤄지지 않아도 괜찮다. 네가 태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너는 분명 내가 하지 못한 일들을 수 없이 하게 되겠지. 내가 바지 못한 것을 보고, 가바지 못 한 곳을 가고, 먹어바지 못한 것을 먹고, 나에게 없는 추억을 하나씩 쌓아가겠지.
부디 그래주길 바란다. 부모님이 더 이상 나를 떠올리지 않도록, 그리하여 더 이상 아파하지 않도록, 부디 네가 그래주길 바란다.
네가 자라나는 세상에는 내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네가 나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기쁨과 행복을 가족에게 전 할 수 있을 것이니까.
비록 내가 시한부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이렇게 너를 안아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내 삶의 흔적은 미미하지만 너의 앞길은 찬란하고 밝기만을 바란다. 너의 삶이 행복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한 순간 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오빠가

아.. 20분만 울어달라는 문구에서 눈물이 콸콸쏟아지네요 ㅠㅠ

아기가 크면 오빠가얼마나 큰사랑을줬는지 알려주래...
슬프다ㅜ
하늘에서 동생 꼭 지켜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