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만큼 애증의 관계는 없는거 같아요.

502277No.366132021.10.06 01:24

나한테 상처준거 수십수백번 말해도 하나도 몰라주고 또 똑같이 상처주는 모습에 나도 똑같이 엄마한테 상처주다가도

늙어서 주름도 많아지고 흰머리 가득한 왜소한 모습을 보면 맘이 아프네요..

우리엄마 자세도 바르고 팔다리도 길쭉길쭉 하고 동안이라 언니같다는 말 참 많이 들었는데 지금보니 어느새 동네 아줌마가 되어버렸네요.

아빠때문에 매번 힘들고 매번 주눅 들어서 눈치보는게 일상인데 나는 방관자로 남아있고 아빠탓이 아닌 엄마 탓으로 돌리고 엄마의 방패막이 되어주지 못하고..

내가 좀 더 매정 했다면 가족들을 떠나서 온전한 내가 될 수 있었을까

아니면 내가 좀 더 무던 했다면 엄마의 힘이 되어줄 수 있었을까

나는 너무 이중적인 사람이라 내 상처를 가벼이 여길 수 도 엄마의 상처를 가벼이 여길 수 도 없어서

내 상처를 돌보느라 엄마한테 상처를 내고 때로는 엄마의 상처를 돌보느라 나 스스로에게 상처를 낸다.

내 상처를 쳐다보는 것 도 엄마 상처를 쳐다보는 것 도 무엇하나 편한게 없어서 죄책감에 숨이 막힌다.

내일은 내가 눈을 뜨지 않는 아침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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