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가끔 너무 한심해보여요ㅠ

838696No.295802020.10.22 07:01

저랑 동생은 자매인데 제 동생 나이가 30이에요 근데 알바도 하나 안하고 취직도 안했어요 더군다나 모솔이에요. 모솔이 죄는 아니지만 아래 글 읽다보면 제가 왜 이것도 뭐라하는지 아시게될거에요

어렸을때부터 동생이 공부를 좀 못했음. 저는 완전 잘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쁜 성적은 아닌 수준이었고

둘다 특출난 재능이 없고 집에 돈도 없어서 예술이나 체육쪽으로 빠질만한 상황도 안됐구요

그래도 남들보다 다행인게 아버지가 국가유공자(베트남전 참전)여서 대학교에서 C 이상 성적 유지하면 등록금이 무료여서 전 그냥 쭉 공부하고 전공 살려서 취직한게 벌써 9년차.. 마침 전공이 공대쪽이어서 수입도 꽤 되는 편이고 결혼도 제가 알아서 했어요

반면 동생은 성적이 안돼서 실업계고를 갔어요. 비평준화 지역이었어서 인문계 들어갈 성적이 안됐거든요. 근데 거기서 진학반 선택하고 대학교 갈때 연예계 쪽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서 시나리오창작과? 이런데를 갔어요

그때만해도 공부는 못했지만 자기 꿈이 있구나 싶어서 저는 동생 응원하는 쪽이었고... 아빠가 반대하던 상황이었는데 꿋꿋이 가더라구요

근데 들어가서 F를 줄줄이 받고.. 결국 장학금 무료 혜택도 날라갔어요. 무슨 이유가 있나 했지만 그냥 주위 친구들이랑 술먹고, 아이돌 팬질하다가 그런거더라고요. 심지어 대학생씩이나 돼서 과제를 저한테 도와달라고 해서 보니 글쓰기 과제인데 창작과 들어간 애가 과제에 초딩처럼 글을 써놨더라고요..

그래서 1년 다니다가 등록금도 그렇고 그냥 자퇴했어요

그다음엔 부모님이 없는돈 끌어모아서 전문대 입학시켰어요

그 대학에서 성적 퍼주는 편이라 학점은 좋긴 한데 애가 노력을 안하니 배운게 없더라구요. 자기 과가 뭐하는 과인지도 모르는 눈치..

계속 연예계에서 일하고 싶다 방송쪽 스텝 피디 이런걸로라도 일하고싶다 노래를 불러서 졸업 후에 관련 알바라도 해보라고 저 사는데(수도권)로 불렀어요. 고향은 시골이라 관련 알바 구하기 힘들고, 집에서 빈둥빈둥 눈칫밥 먹는게 짠해서 원룸 하나 얻어주고 월세라도 니 돈으로 내보라고 제 옆집에 방 얻어줬고요

스텝으로 취직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하고싶던거 해서 잘됐다 싶었는데 3일만에 짤렸습니다. 눈치 빠릿하고 행동이 빨라야 하는데 전혀 눈치가 없었던거죠.. 무데 스텝이었는데 방청객들 자리 정리하고 하는거를 목소리가 무지하게 작단 이유로 못해서.. 지시도 잘 못따르고요. 자르는 사람이 딴일 알아보는게 좋겠다 넌 이쪽은 아닌거같다 그러더랍니다.

그래서 제가 저 일하는 쪽이 진입장벽은 낮은데 처신만 잘하면 좋은 업계라 관련 국비교육이라도 받아보라고 해서 또 그걸 받는데 아주 기초적인것도 이해를 못해요..

그래도 어떻게 6개월 꾸준히 받고 연줄?로 아는 동생네 회사에 면접기회를 얻었는데 아는 동생이 '누나 동생 면접 보고 대표가 나 호출해서 저런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왜 면접보게 해달라했냐 시간아깝게 라고 하더라' 했어요 ㅋㅋㅋㅋ 쪽팔리고 미안해서 죽을뻔했죠. 그 이후 반쯤 동생을 포기하고 말았어요

그다음엔 디자인을 한다고 하는데 시각디자인을 한대요. 전 디자인은 문외한이지만 그쪽이 애매해서 취업이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모르겠다 하고싶은거 다 해봐라 싶어서 그러라고 했고 또 관련 국비교육 받더라고요. 그리고 거기서 만든 포트폴리오 가지고 취업 해보려고 하긴 하는데

애가 목소리도 엄청 작고 방구석 여포라 면접만 가면 할말을 까먹는대요. 그렇게 몇번 떨어지더니

이젠 인스타에 자기 편의점에서 사온 간식거리나 올리고 있습니다... 아니면 아이돌 사진요. 그렇다고 팔로워가 많은것도 아니고요..

옆집이라 가끔 들여다보면 방은 쓰레기장 수준이고.. 전 할만큼 도와줬다고 생각해요.. 월세는 아직도 부모님이 부쳐주고요. 위기감 느끼라고 부모님한테 월세고 용돈이고 주지말아보라고 해봤는데 짠해서 어떡하냡니다 ㅎㅎ

그러면서 스트레스로 이명이 생겼다고 약처방 받아오고 기면증 있는거같다고(솔까 그냥 잘 조는 편이긴 한데 뭐 갑자기 쓰러져서 잠들고 이런거 단한번도 없었어요) 60만원짜리 검사를 부모님돈으로 해서 ㅎㅎㅎ 기면증 진단도 받았더군요. 사실일수도 있겠지만 이젠 이런것도 꼴보기 싫어요..

그와준에 부모님은 니가 동생좀 어떻게 해보라고 전화할때마다 말씀하셔서 이젠 제가 부모님이랑 연락을 안하는 지경이 됐습니다... 아 쓰다보니 빡치네요

애는 착한데... 성격이 좀 특이하고.. 제가 인맥이라도 넓혀서 세상 물정좀 알라고 제 친구들 소개 시켜줬는데 다들 제 동생이랑 미안한데 친해지기가 어렵대요. 이러니 연애도 힘들고.. 일을 못하면 연애라도 하면서 사람 사는거같이 살아야되는데 방에서 나오질 않아요 ㅎ

주위에 이런 사람 어떻게 됐는지 아시는분 있나요? 심지어 공장도 안들어간답니다 ㅎㅎㅎㅎㅎㅎ 못들어가는건지 안들어가는건지...

쓰다보니 어마어마하게 길어졌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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