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과 약 먹어본 사람의 경험담

228860No.100112018.03.01 02:17

안녕하세요
혹시 자신이 우울증이거나 정신과에 가야하는데 무서우신 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
미리 약 먹어본 사람인 저의 후기가 도움이 되시라고 글 하나 적어볼께요

저는 고시공부를 하다 번아웃과 약한 우울증이 겹쳐와서 내원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누나가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약을 먹고 있었고 누나랑 많은 대화를 했었던지라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적어서 내원하는데 부담이 적었어요

처음 내원하시면 의사쌤과 마주보는 진료실로 들어가요
진료실은 대부분 방음처리가 되어 있어서 밖의 소리가 안들리고 안의 소리도 밖에서 안들려요
진료는 의사 선생님께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고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는 형태가 될거에요

선생님마다 같은 증상에 쓰는 약이 다른데 그건 단순히 의사선생님이 선호하는 약 종류가 다른거라 자신과 맞는지는 먹어봐야 알아요(이게 진짜 운빨이라 ㅠㅠ)

약은 접수받으셨던 간호조무사분이 조제해서 주실거에요(따로 약국 갈 필요가 없어요)
저는 비용이 만원에서 삼만원 정도 들었어요
감기걸려도 약값까지하면 만원정도 나오니 비슷한 거 같아요

약은 보통 2주에서 4주정도 먹어야 부작용은 적게 느껴지고 약의 효과가 보다 선명하게 나오는 게 대부분이라 부작용이 정말 힘들더라도 버텨야해요
부작용의 전부를 알지는 못하지만 식욕부진, 졸림, 구토, 기분의 변화, 자살 충동 등 다양하게 나타나요
자살충동은 어느 정신과약이나 붙어있는 부작용이지만 몇몇개 빼고는 바로 자살하진 않으니 걱정마세요
그리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아니고(흔하게 나타나면 시판되는 약이 될 수 없어요)
자살징후가 나타나면 바로 약 바꾸면 되니까요

자신한테 맞는 약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게 좀 고통스러워요
부작용때문에 죽겠는데 이 약이 부작용이 안줄고 나랑 안맞다 싶으면 다른 약을 복용하면서 또 똑같이 부작용이랑 싸움을 해야해요 ㅠㅠ
심한사람은 3개월 4개월씩 이런 과정을 거치던데 ㅠㅠ
그래도 좀 더 나아지자고 하는 짓이니 이번만 참자하면서 버티면 되요(사실 말만 쉬워요 ㅋㅋ ㅠㅠ)

그렇게 맞는 약을 찾게 되면 병의 증세에 따라 꾸준히 복용하면 됩니다
약효가 나타나면 정말 좋더라고요
우울하지도 않고 상황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예전에는 약에 조종당하는 게 싫다고 생각했었는데
뭐... 어차피 인간의 몸이 완벽한 게 아니니까 나에게 정신병이 생긴거라 생각하게 된 이후로는
약으로 완벽하지 않은 부분을 고쳐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도 침대에서 무기력하게 고통받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적극적으로 병원에 가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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