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926285No.75142017.11.06 21:26

오랜만이야

처음 우리가 만났던 날이 문득 생각나서 글을 써봤어

왜갑자기 생각 났는지는 잘 모르겠어

그냥 눈을 감았는데 너의 그 순진하면서도 행복한 미소가 떠오르더라

우리가 처음만난날은 무더운 여름이였지

당시 나는 군대를 갓 제대하고 피시방에서 야간알바를 하고 있었던거 기억나?

출근하기 전 내 친구가 갑자기 널데리고 왔었잖아

새하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목에는 DSLR카메라를 메달고 카메라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너는 서있었고

나는 멀리서부터 네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체 였지

그때 내가 그랬잖아. 나도 DSLR카메라 관심많다고 좀알려달라며 네게 졸라댔었잖아

사실 나 카메라 1도 몰라.
내인생에 카메라는 일회용 카메라와 핸드폰에 내장된 카메라 뿐이었는데 너때문에 DSLR 카메라 박사가 될정도로 정보를 찾아 다녔어

그렇게 너와 공감대 형성하는게 너무 좋았어

그때부터 매일같이 만났잖아

나출근하기전에 너네 동네에서 놀다가 출근하고 퇴근시간에 너가 찾아와서 같이 밥먹고 놀러가고

그게 너무 좋았어 행복하고

하루에 3시간정도밖에 못자면서도 꼭 너를 만나야겠어서 자양강장제를 몸에 들이부으면서 아침마다 오는 너를 기다렸었지

지금 해보라면 못할텐데 말이야 ㅋㅋ

그렇게 3주정도 만나다가 우리집옆 초등학교 단상에 걸터앉아서 새우깡 한봉지에 캔맥주 마시면서 내가 고백했잖아

너가 너무좋아서 미치겠다고 너무너무너무 좋다고

근데 너도 내가 좋다고 자기도 내가 너무너무 좋다고 했잖아

그얘기 듣는순간에 운동장으로 뛰쳐나가 소리지르면서 기뻐하다가 주민신고 먹고 쫓겨났었지..

그때부터 우리 너무 행복한 날들이었어

세상에 나보다 행복한 사람은 없을거라고 생각했지

우리가 처음 같이 여행갔었던 강릉에 한펜션 있자나

요번 여름휴가때 한번가봤었어

너만날 때도 노래를 부르던 내 드림바이크

요번여름에 구입했거든.

그거타고 가봤어. 그거사면 같이 타고오자던 약속 잊지 않았었어.

비록 혼자였지만 말이야

변한게 하나도 없더라.

우리 거기 되게 맘에 들어했잖아

조용하고 뻥 뚤린 전경 . 우리둘만이 존재하는 듯한 고요함과 적막감

또 오자며 사장님한테도 매년 오겠다고 하고 돌아갔었는데

그때 그 사장님이 날 기억하시더라고

같이 왔었던 분은 어쩌고 혼자왔냐고 하시더라

순간 말문이 턱 막혀서 할말이 없어서

그냥 나가버렸어

사장님한테는 참 죄송했지

그 외에도 우리가 자주 만났던 너희 집앞 공원에도 가봤었어. 근데 거기는 재개발해서 내가 기억하는 모습은 없더라

사실 전부터 와보고 싶었는데

엄두가 안났어

너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이 나에겐 엄청난 딜레마거든

살다보니까 . 그냥 살다보니까 점점 무뎌지더라

너하고 헤어지고 진짜 세상이 무너지는것 같았는데

점점 괜찮아 지더라고..

나는 그게 또 비참하고 한없이 비참해서 우울증도 걸렸어 아무것도 못하겠어서 죽어버릴까도 생각했었어

그래서 그냥 받아 들이기로 했어 지금의 상황을 말이야

그래도 마음한켠에 계속해서 남아있었어 너에 대한 미련과 그리움. 애증

그 한켠의 마음때문에 누굴만나도 잘해줄수가 없었어

그러다가 얼마전에 너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때 그사람하고 말이야

정말 정말 밉고 화나고 했는데 .. 그랬는데

그래도 안심이 됬어

그렇게 행복했던 때를 버리고 만난 그 사람하고 그래도 결실을 맺었잖아

너는 후회안해도 되잖아 나를 버린걸

너가 정말 미운데 미워죽겠는데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이제 놓기로 했어

내미련이 붙잡은 내기억속 너라는 존재를

한때는 너가 그냥 콱 죽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었는데

이제 안그러기로 했어

진심으로 너의 행복을 빌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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