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넣었습니다.

514508No.73022017.10.27 14:48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군대를 갔습니다.

대학은 가지 않은 상태였구요.
저대로 생각한 바가 있어서 안 가겠다고 했더니 부모님께서 반대를 엄청 하셔서 살짝 꼼수를 썼습니다.
다 상향으로 넣어서 떨어진거지요.

그래서 일 하다가 적당히 군대 다녀온 후 제 삶을 살고 싶었는데 또 바로 군대를 가라네요..
20살 자유를 믿고 12년동안 달렸는데 쉬지말고 다시 2년을 허비하라니..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하다가 정비병으로 넣고 이번꺼 떨어지면 내 맘대로 하겠다! 라고 했더니 붙어서 5월군번으로 입대를 했습니다.

일병 말쯤 돼서 분대장 달고 있는데 너무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남들 하라는대로 살기도 싫고 일찍 군대와서 시간 버리는것도 싫고, 솔직히 밖에서 힘들게 일하다가 잠깐 쉰다 생각하고 왔으면 재밌었을겁니다.
다시 나가도 대학가라는 소리 듣다가 공무원 준비 하라는 소리 들을거고 결국 내 원하는 삶은 살지말라는거잖아요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만드는걸 좋아합니다. 동호회에서도 나름 실력을 인정받고 있고 나중에 공방 차릴 생각도 있어요. 그에 관한 계획은 대충 세워놓은 상태구요.
여튼 너무 회의감이 들어 자살 계획을 세우고 불침번일때 자살을 시도하고 눈을 뜨니 응급실이었습니다. 심폐소생술로 살렸다네요. 며칠 후 정신병동에 들어가서 두달간 있다가 전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제가 하고싶은 일을 하겠다니 집에 일을 도우라네요 아버지가 식품 일을 하십니다.

하기싫다니까 니가 이걸 못하면 다른일도 똑같을거라고.. 솔직히 꼰대같은 소리라 생각합니다. 어릴때부터 도와드려서 질릴대로 질린 상태고 특히 겨울 새벽에 찬물 만지는게 끔찍이도 싫습니다. 일을 해야하지만 절대 집에서 일을 하기는 싫습니다. 새벽에 일어나고 주말도 없고 집안일과 생계를 동시에 하니 개인시간이 없구요. 너무 싫습니다

너를 군대에서 빼줬으니 원래 전역인 2월까지는 일하라네요.
당연히 2월 지나도 놔줄 생각은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해서 자살을 시도했는데 아직도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올해 수시로 대학을 넣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한테 왜그렇게 대학에 집착하는지 물어보니 집에 있으면 눈치만 보인다고.. 그 말이 그렇게 한심해 보였는데 제가 그런 사람이 되었네요.

그래서 성적에 맞추고 집에서 적당히 떨어진(자취할겁니다.무조건) 나름 이름있는 대학 하나. 거기서 10분거리 이름 좀 있는 대학 하나. 하향 세개 적정 하나 해서 수시로 6개를 넣었습니다.
그래도 여기는 가도 괜찮겠다라고 생각하던데가 어제 발표가 났는데 24명 뽑는데 후보8이네요.

붙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국립이라 등록금도 싸고 집이랑 거리도 만족스럽구요. 어제 친구들이 후보 축하한다고 케이크에 8모양 초를 꽂아줬네요.

그래도 2월까지 집에서 일해야 한다는건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내년에는 공부라도 하면서 차분히 생각할 시간이 나겠지요.


익명게시판의 힘을 빌어서 잠시 넋두리를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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