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추가요.

그녀는 화창한 사람이었다.
흔하디 흔한 동네 작은 카페도 환하게 만들어주는 화창한 손님이었다.
그래서 기억에 남았고 자주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서 알바하기 잘한것 같았다.
그녀는 근처에 사는가보다.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내 얼굴은 굳어져버리고만다.
사실 내 얼굴 표정이 어떤지도 잘 모른다.
그냥 얼이 빠지는것 같다.
밝게 인사하는 그녀.
간신히 마주 인사했다.


비오는 날.
어김없이 그녀가 들어선 카페는 맑아졌다.
손님이 없어서 살짝 긴장을 풀고 있던 나는 다시 얼어버렸다.
그녀는 우산 비닐을 꽂으며 들어와선 아이스 라떼를 주문했다.
저번에는 따뜻한 라떼였는데......?
추운데 괜찮으려나?


오늘은 손님이 좀 많아서 피곤했다.
점심시간에 사무실 단체 주문이 많아서 사장님도 호출 할 수 밖에 없었다.
한바탕 폭풍이 몰아치고 야간 알바를 기다리면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조만간 비가 올듯 말듯한 얄궂은 날이었다.
그녀가 왔으면 딱 좋을 날씨인데......

헐... 그녀가 왔다.
얄궂은 날씨는 어느새 시리도록 푸른 가을 하늘이 되었다.
물론 나에게만.
그녀는 따뜻한 라떼를 시켰다. 가져간단다.
앞에 주문들어온 메뉴들을 만들고 있는데.
꾸물꾸물 하던 하늘에서 소나기가 쏟아졌다.
카페 어닝에 후두둑 하고 빗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라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영수증을 보더니 약간 시무룩해진 표정이다.
에스프레소 샷을 준비하면서 잠깐 고민했다.
우유를 피쳐에 담아야하나?

라떼가 완성되지 않았지만 나는 진동 호출을 눌렀다.
그녀와 겨우 마주 서고서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며 말했다.

"혹시 아이스로 바꿔드릴까요?"

관심이 있으면 알수도 있을거 같아요. 단골손님 있으면 의외로 직원들끼리 특징 공유해주면서 취향도 알아내요.
아마 비오면 아이스 시키고 맑으면 핫 주문하는 손님이 흔하지 않아서 직원들끼리 야 오늘 비오니까 저손님 아이스 시킨다 봐라?? 이러면서 얘기했을거 같은데.